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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환의 일본축구 한국축구] 일본의 몰락, 한국과 아시아 축구에 주는 교훈, 최신뉴스 : 네이버 스포츠

!!! 2014. 6. 26. 00:01

 

[윤정환의 일본축구 한국축구] 일본의 몰락, 한국과 아시아 축구에 주는 교훈

기사입력 2014-06-25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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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1-4 완패한 뒤 허탈한 표정으로 자국 팬들에게 다가가 인사하는 일본 축구대표팀의 모습을 실은 국제축구연맹(FIFA). | FIFA 홈페이지

브라질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좋은 흐름을 보인 일본 축구가 처참하게 몰락한 건 단지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그리고 아시아 축구에 시사하는 점이 크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선수들의 개인 전술 향상, 경기 감각이 떨어진 해외파에 대한 관점 변화, 현지 환경 적응에 대한 철저한 준비 등 3가지 요인을 해내지 못하면 월드컵에서 아시아 국가가 힘을 발휘하기란 앞으로도 어려울 것이다.

일본은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 체제에서 4년의 세월을 함께하며 패스를 통한 유기적인 축구가 정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월드컵 직전 평가전에서 호성적을 올리면서 이번 대회 4강 이상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었더니 기존에 잘한 것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을 뿐더러 후반 막판 ‘롱볼 축구’ 등 안 한 것을 시도하는 경향이 있었다. 즉 전술의 실패, 개인의 능력 부족을 인정한 셈이다. 한국과 일본 모두 과거보다 선수들의 신체 조건도 좋아지고 발전된 환경에서 축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스피드와 체력, 기술 등 개인 전술을 기르는 분야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티키타카’를 거쳐 ‘압박과 역습’ 등 현대 축구 전술 트렌드는 변화하고 있다. 이 모두 개개인의 기술이 향상되고 팀으로서 하나가 돼야 제대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아시아 공격수가 상대 수비수와 일대일에서 쉽게 극복하는 것을 보기 어려웠다. 수비수도 유럽과 아프리카의 개인기 좋은 상대 선수들을 혼자서 막기란 역부족이었다.

콜롬비아를 상대한 일본은 이기기 위해 공격 축구로 나섰다. 하지만 전반 초반 힘이 있을 땐 대등하게 싸우다가도 조금만 전열이 흔들리고 체력이 떨어지면 처참하게 당했다. 월드컵에서 ‘맞불작전’은 아시아 국가가 약하다는 게 증명됐다. 앞서 말한 공격과 수비진의 개인 전술의 부족이 가장 치명적이었다.

또 일본에서 가장 실망스런 선수로 꼽히는 건 가가와 신지(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과연 ‘맨유에서 뛰는 선수가 맞는가’라는 의문을 가질 정도로 형편 없는 경기력을 보였다. 아시아 국가는 아직 해외파 선수에 대한 강한 신뢰를 지닌 게 사실이다. 그러나 유럽에서 뛴다고 해서 다 잘하는게 아니다. 선수는 경기에 뛰어야만 경기력이 향상되고 유지된다. 가가와 역시 맨유 선배인 박지성과는 다르게 많은 출전 기회를 보장받지 못했고 경기 감각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이런 약점이 이번 월드컵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큰 무대에선 가장 중요한 건 기존 경기력을 최상의 컨디션에서 끌어내는 것이라고 본다. 이젠 해외파를 보는 관점이 성숙돼야 할 것이다.

지구상으로 아시아와 정반대에 있는 브라질의 환경을 만만하게 본 것도 패착이다. 30시간 이상 비행시간이 소요되는 먼 거리이면서 고온다습하고 때론 쌀쌀한 지역이 있는 변화무쌍한 브라질이다. 100%의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건 말처럼 쉽지 않다. 나도 J리그에서 감독을 하고 있지만 북부와 남부의 환경이 다르고 선수들의 컨디션에도 예민하게 작용한다. 월드컵이란 큰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에겐 이보다 더한 압박일 것이다. 더구나 한국과 일본 모두 월드컵에 처음 출전하는 선수들이 많은 만큼 경험적으로도 극복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반면 북중미와 남미 국가들이 이번 대회에서 놀라운 경기력을 보이고 있지 않은가.

한국과 일본, 아쉬움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모든 과정을 자양분삼아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기를 기원한다.

<J리그 사간도스 감독>
제공 : 스포츠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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