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첫 PS' 김경문 리더십 원천 '따뜻한 호랑이', 최신뉴스, 야구 : 네이버 스포츠
’창단 첫 PS‘ 김경문 리더십 원천 ’따뜻한 호랑이‘
[OSEN=이우찬 기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뭔가 있다.”
NC가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지난 3일 포스트시즌 진출을 매듭지은 NC는 4일 두산을 꺾고 최소 3위를 확보했다. 신생팀 사상 역대 최단 기간인 1군 2년 만에 거둔 열매다.
김경문 감독은 9번째 구단 NC를 이끌어오고 있다. “설레고 기쁜 마음이다”라는 게 김 감독의 말. 그런 김 감독과 NC에서 함께해온 전준호 주루코치는 “깊은 산속에 있는 호랑이 같은 분이다. 선수들이 약간의 느슨함을 보이거나 경기장에서 열정을 보이지 않으면 분명히 짚고 넘어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 코치는 “반대로 또 다른 면에서는 굉장히 마음이 여리시다”며 “음지에서 고생하고 있는 선수들을 꼭 챙기신다. 해줘야 할 선수가 못하고 있으면 돌아서서 마음아파하시는 분이다.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선수가 있으면 어머니처럼 돌봐주신다”라고 덧붙였다.
김경문 감독과 코치, 선수들의 말을 통해 김 감독의 리더십에 대해 알아봤다. 그 리더십의 원천은 ‘당근과 채찍’의 적절한 조화라고 할 수 있다. 때로는 엄하게 꾸짖는, 때로는 자상하게 다독이는 호랑이. 그 원칙을 지켜나가고 있다.
▲ “감독님에게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뭔가 있다”
‘안방마님’ 김태군의 말이다. 김태군은 “적절한 당근과 적절한 채찍을 주시는 것 같다. 크게 보이지는 않으시는데 감독님만의 뭔가 있다. 그런 게 있다”라며 “아직까지 잘은 모르겠다(웃음). (함께한지) 2년밖에 안 돼서. 그런데 말로 표현하기 힘든 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태군은 “굉장히 잘 해주신다. 저 같은 경우 포수다 보니까 신경도 많이 써주시고 잘 해주신다. 그런데 또 어떨 때는 굉장히 무섭다(웃음). 뭔가 있다”가 덧붙였다.
주장 이호준의 말도 김태군과 궤를 같이한다. 이호준은 “나 이전에 감독님 특유의 카리스마가 있다. 애들이 표정 하나에 움직인다”고 했다. 이어 “감독님의 강한 카리스마가 선수들의 정신적 무장이라든지 행동에 영향을 준다. 선수들이 2군에서 1년을 뛰고 왔는데(NC는 퓨처스리그에서 1년을 보냈다) 자세가 돼있었다. 그 모습에 깜짝 놀랐다”고 했다.
▲ “어려움 겪은 선수들 잘하면 더 보람된다”
전준호 코치는 “때로는 여리시다. 음지에서 고생하고 있는 선수들을 꼭 챙기신다”고 말했다. 겉으로만 보이는 카리스마 뒤에는 따뜻함도 있다는 게 전 코치의 전언이다.
내야수 지석훈은 올 시즌 도중 “감독님께서 뒤에 나가는 선수들을 많이 챙겨주신다. 선수들도 그런 부분을 다 알고 열심히 한 마음 되려고 한다. 그래서 벤치에서 응원도 많이 해준다”고 말한바 있다. 지석훈은 “대구(삼성전)였는데 감독님께서 감이 좋은 거 아시면서 못 내보낼 때 신경써주시고 그러셔서 더 힘이 났다. 잘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긴다”고 했었다.
지난 3일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소식을 접한 김 감독은 “이름 있는 선수들이 잘하는 것보다 힘들고 어려움을 겪은 선수들이 잘 해낼 때 정말 보람된다. 이 선수들이 기회를 잡아서 잘 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백업 선수들의 노력을 구단에서 평가해줘야 한다”
김 감독은 “백업인 선수가 더그아웃에 있다가 경기 후반 나가서 잘하면 그 선수들을 더 평가해줘야 한다”고 말한다. 그만큼 (주전 선수에 비해) 많은 시간을 더그아웃에서 기다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선수들이 야구에 재미를 잃지 않도록 하는 것도 감독의 의무라고 김 감독은 말한다.
올 시즌 NC의 포스트시즌 진출 원동력에는 백업 선수들의 공헌을 빼놓을 수 없다. 나성범과 에릭 테임즈, 찰리 쉬렉, 이재학 등 주전 선수들의 활약뿐만 아니라 새롭게 등장한 주전과 백업 선수들이 팀에 작지 않은 공헌을 했다.
멀티내야수 지석훈부터 전문 대주자 이상호, 외야수 권희동과 백업포수 이태원까지. 주전이 자리를 비우는 경기 후반 이들은 경기에 투입돼 팀을 단단하게 만든다. 또 150km 강속구 투수로 거듭난 불펜 에이스 원종현, 마무리 김진성은 프로에서 외면 받았던 원석이었다. 하지만 NC에서 새로운 전력으로 꽃을 피웠다.
보통 백업선수들의 활약은 기록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대타를 준비하며 타격 연습을 하다가도, 등판을 준비하며 불펜 피칭을 하다가도 경기 상황에 따라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대주자의 팀을 살리는 베이스러닝은 기록으로 평가되지 않을 때도 있다.
“기록으로 드러나지 않는 백업 선수들의 노력을 구단에서 평가해줘야 한다”고 김 감독이 힘주어 말하는 이유기도 하다. 선수들의 열정이 식으면 단호하게 꾸짖는 호랑이같은 감독도 때로는 선수들을 뒤에서 바라보며 지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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