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끝난 성남의 신문선 시대, 공과는? | Daum 스포츠
1년 만에 끝난 성남의 신문선 시대, 공과는?
출처 풋볼리스트 | 입력 2014.12.29 16:31 | 수정 2014.12.29 16:32툴바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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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정다워 기자= 신문선 성남FC 대표이사가 1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난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신 대표이사는 지난 1월 시민구단으로 변신한 성남의 초대 대표이사에 올랐다. "기존 시민구단은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얽힌 탓에 전문성이 부족한 사람들이 경영에 참여하면서 성적과 경영 양면에서 어려움을 벗어나지 못하는 난국이 계속되고 있다. 성공적인 시민구단 모델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와 함께 축구 행정가에 도전했다.
성과는 있었다. 성남은 K리그 클래식 잔류에 성공했다. 동시에 FA컵 우승을 차지하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기대치 않았던 성과를 낸 만큼 성남은 신 대표이사가 "올해 목표를 초과달성하는데 기여했다"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구단주의 재신임에 대한 간곡한 요청이 있었으나, 본인은 아름답게 물러나 학교로 돌아가 축구발전과 후진 양성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라며 신 대표이사 사임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구단 내부에서는 신 대표이사의 '마이 웨이'를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다. 부임 전 공약한 대로 외부 압력, 특히 선수 선발에 대한 청탁을 과감하게 거절했다는 증언이다. 한 관계자는 "다른 시도민구단들은 청탁에 취약하다. 선수를 넣어달라는 부탁이 정말 많다. 하지만 신 대표이사는 정말 그 부분만큼은 투명하고 확실하게 했다"라고 말했다.
강등 위험을 느끼던 9월 김학범 현 감독을 선임해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도 신 대표이사가 성남에 안긴 선물이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이었던 김 감독을 데려가 당시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성남에 득이 됐으니 구단 입장에서는 최고의 선택으로 보는 게 당연하다. 이 관계자도 "시에서도 신 대표이사가 김학범 감독을 선임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 확실하게 믿음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라고 밝혔다.
'공(功)'이 있으면 '과(過)'도 있다. 성남은 1년 동안 사령탑이 3번이나 교체됐다. 박종환 전 감독이 선수 폭행 논란으로 자진 사퇴했다. 이상윤 전 감독대행은 팀을 맡은지 4달 만에 경질됐다. 이영진 코치가 일시적으로 팀을 이끌다 김 감독이 부임했다. 잦은 사령탑 교체로 선수단에 혼란을 가중했고, 팬들의 불만도 컸다. 신 대표이사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정치적으로 완벽하게 자유롭지 않았다는 점도 신 대표이사가 남긴 과제다. 성남은 강등권 탈출을 노리던 시즌 막판 구단주인 이재명 성남시장으로 인해 도마 위에 올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프로축구연맹의 '음모론'을 제기하는 등 파장을 일으켰다. 축구계 일각에서는 이 시장뿐 아니라 신 대표이사를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다. 축구를 잘 모르는 구단주 옆에서 발언 수위를 조절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신 대표이사도 이 사건으로 인해 마음고생을 했다는 후문이다.
신 대표이사가 사표를 던진 것도 성남시의 과한 간섭이 결정적인 이유라는 분석이다. 그 스스로는 정치에서 자유롭기 위해 노력했지만, 시민구단의 한계를 타파하지는 못한 것이다. 신 대표이사는 "너무 힘들어서 물러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1년이 10년처럼 느껴진다"라고도 덧붙였다. 파란만장 했던 신 대표이사의 1년을 함축하는 발언이다.
사진= 성남F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