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러스] 저렴한 'PB상품' 전성시대…유통업계 '지각 변동' : 네이버 뉴스
[뉴스데스크]◀ 앵커 ▶
마트의 모습 보시죠.
이쪽은 과자 제조업체가 만든 제품입니다.
그리고 이쪽은요.
편의점 같은 유통업체가 만든 과자인데요.
소비자가 보기에는 똑같아 보이는 과자지만 이렇게 과자 회사가 아닌 유통업체가 만든 제품을 PB 혹은 PL 상품이라고 하죠.
일반 브랜드 제품에 비해서 가격이 최고 절반 가까이 싸기 때문에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에게 갈수록 인기인데요.
최근에는 없는 품목이 없을 만큼 PB상품이 워낙 다양해지면서 유통업계에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김성민, 박민주 두 기자가 연속해서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연어 캔, 과자, 라면 등 식료품에.
고무장갑, LED 전구 같은 생활용품.
홍삼에 비타민C 같은 건강식품까지.
모두 대형마트의 자체 상표를 단 PB상품들입니다.
양복 한 벌은 9만 원.
분유 세트는 1만 원 이상 싼 1만 5천 원대입니다.
PB상품은 일반 브랜드 제품보다 보통 30% 이상 저렴해 상당수 품목이 판매순위 선두권입니다.
◀ 조원주 ▶
"가격도 저렴하고, 제품도 질 좋아졌다고 해서, 믿고 사용하고 있어요."
지난 97년 우유와 휴지 등 20여 종으로 출발한 한 대형마트의 PB상품은 이제 1만 5천 개를 넘어섰습니다.
◀ 김주미/ 롯데마트 ▶
"유통 과정에서의 마진이나 제조 과정에서의 마진을 최소화 하면서…."
편의점도 즉석 음식을 기본으로, 과자류에 스타킹, 각종 화장품까지, PB상품들이 판매순위 1위를 석권하고 있습니다.
◀ 고우경 ▶
"PB상품이 조금 더 용량도 많고, 가격도 저렴하니까."
최근엔 온라인 쇼핑몰까지 PB상품 개발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한 온라인 몰은 립글로스 등 PB 화장품을 자사 사이트를 통해 적극 홍보하면서 매출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 유승혁/옥션 PB상품 제조업체 ▶
"베너 광고라든지 온라인 이벤트들을 지속적으로 해줌으로써 구매자들에게 좀 더 눈에 띄게 할 수 있는."
대형마트에서 PB 상품의 비중은 이미 20%를 넘었고, 편의점에서도 35%까지 치솟았습니다.
도입 초기, 품질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던 PB상품은 이제 가격뿐 아니라 품질 면에서도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 기자 ▶
특히, 유통업체들이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과 협력해 PB 상품을 만드는 상생의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대형유통업체의 자본력과 중소기업의 기술이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지만, 그 이면엔 그늘도 있습니다.
공장에서 원두커피를 볶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대형마트가 브라질 등지에서 30% 이상 싸게 사온 원두를 가공해 PB상품으로 납품하고 있는 겁니다.
4년 전 70% 정도였던 이 업체의 공장가동률은 대형마트와 손잡은 뒤 95%로 높아졌습니다.
◀ 장범수 이사/원두커피업체 '쟈뎅' ▶
"남아있던 유휴설비가 있었습니다. 이 설비를 이용함으로써 제조원가의 상당부분을 낮출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요."
한 편의점이 강원도 유명 맛집과 제휴해 PB상품으로 개발한 '짬뽕면'.
단숨에 컵라면 매출 1위를 차지하면서, 편의점도, 해당 맛집도, 소비자들도 만족을 표합니다.
◀ 최민호 과장/세븐일레븐 ▶
"유명한 짬뽕 집의 맛을 전국 소비자들에게 선사하고자 (개발했습니다.)"
중소기업청 조사 결과 PB상품을 납품하면서 판로가 확대됐다는 중소기업은 71%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유통업체가 요구하는 '낮은 단가'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중소기업도 30% 이상이었습니다.
◀ PB상품 납품업체 직원 ▶
"이익률이 별로 없기 때문에, 우리는 단가를 더 인하 못해준다 이러고 버티고 있는 거죠"
PB상품이 매장 내 좋은 자리에 집중 배치되다 보니, 중소기업 자체 상품은 설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막강한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승승장구 중인 PB상품.
유통업체와 중소기업, 소비자까지 모두가 윈윈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공존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 뉴스 박민주입니다.(김성민 기자 smile21@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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