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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범]임창용에 대한 아쉬움? 하지만 모든 건 '결과론' |
2009년 03월 25일 오전 10:23 |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 |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아쉬움 속에 막을 내렸다. 한국은 최종 결승전에서 일본과 연장까지 가는 피말리는 접전을 펼쳤지만 아쉽게 무릎을 꿇으며 준우승에 그쳤다. 사실 3년 전 1회 대회 당시 4강 진출을 두고 '신화'라고 표현할 만큼 한국 야구는 변방이었다. 하지만 차후 국제대회에서의 선전과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서의 9전 전승 금메달로 한국은 명실공히 세계 속의 야구 강국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이번 WBC를 통해 이를 확인하면서 한국은 야구 선진국(인프라는 부족하지만)으로 자리매김했다. ![]() 그런데 준우승이라는 값진 수확을 거둬놓고도 야구팬들은 여전히 불만에 쌓인 목소리다. 특히, 일본전 연장 10회초 이치로에게 통한의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한 임창용에 대한 질타가 그치지 않고 있다. 당시 임창용은 3-3이던 연장 10회초 선두타자 우치카와를 안타로 내보내면서 불행의 씨앗을 잉태했다. 이후 보내기번트와 이와무라의 안타로 1사 1, 3루가 됐고, 이 위기서 임창용은 대타 가와사키를 내야 플라이로 잡아내고 한숨을 돌렸다. 그리고 이와무라의 무관심 도루까지 허용하면서 맞은 2사 2, 3루 절체절명의 순간, 타석에 들어선 이는 하필이면 이치로였다. 그리고 볼카운트 2-2에서 임창용은 가운데로 몰리는 공을 찔러넣으며 정면승부를 벌였고, 이치로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중전 2타점 안타를 뽑아냈다. 이 점수는 결국 결승점이 됐고, 한국은 숙적 일본에게 결승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볼카운트가 아직 1개의 여유가 있는데다 1루마저 비어 있어 임창용으로서는 최악의 경우, 이치로를 거르고 다음타자 나카지마와 승부를 벌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임창용은 가운데로 공을 뿌렸고, 이는 결정적인 패착으로 작용했다. 사실 문제는 이후 불거졌다. 김인식 감독이 경기 후 "정면승부를 피하라. 안되면 볼넷이라도 내줘라"는 사인을 냈지만 임창용이 "이를 보지 못했다"고 발언하면서 팬들 사이에 파장이 일파만파 퍼졌다. 하필이면 결승전이기에, 그것도 이치로에게 맞은 결승타이기에, 이 안타는 '통한의 안타'라고까지 표현되면서 팬들에게 아쉬움을 샀다. 김인식 감독 역시 "직접 볼넷을 내주라는 표현을 했어야 했다"면서 한숨을 내쉬었기에 당시 상황을 복기해 보면 너무나 쓰라리기만 하다. 하지만 어떻게 됐든 이미 경기는 끝났다. 임창용은 "실투였다. 그리고 패자가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라고 미안한 마음에 말문을 닫았다. 실제 임창용이 김 감독의 사인을 봤든 못봤든 간에 이미 경기는 일본의 승리로 판가름 난 상황이다. 임창용은 김인식 감독의 대표팀 러브콜에 적극 응답했다. 허리 통증으로 하와이 전지훈련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소속팀 야쿠르트에서 연습경기에 임하면서 대표팀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또 도쿄에서 대표팀과 합류 직전 주니치와의 시범경기서 후지이의 타구에 오른팔꿈치를 강타당하는 부상도 입었지만, 군말없이 태극마크를 달고 구슬땀을 흘려왔다. 한국이 결승까지 오르는 데 가장 중요한 고비였던 9일과 18일 일본전에서 승리를 거둘 때 모두 마무리는 임창용의 몫이었고, 임무를 완수했다. 이러한 임창용이기에 야구팬들의 책임 논란은 더욱 아쉽다. 그 동안 팀의 주전 마무리로 제 활약을 펼쳤던 임창용은 묵묵히 최선을 다해왔다. 일본과의 결승전 연장 10회초는 어떻게 보면 임창용이 못한 것이 아니라 일본이 잘했다고 평가해야 한다. 1이닝 투구에 최적화된 임창용임을 알고 있었지만 당시 대표팀은 그보다 나은 투수를 투입할 여력이 없었다. 만약 임창용이 이치로를 삼진으로 잡아냈다면, 그는 지금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 김인식 감독의 사인을 무시하고 정면승부를 감행했다면 명백한 임창용의 잘못이다. 하지만 그가 당시 상황에서 사인을 못본 척하고 가운데로 공을 던졌을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다. 그의 말대로 실수였고, 실투를 한 것이다. 결과는 아쉽지만 임창용은 최선을 다했고, 한국 대표팀도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거둔 성적은 준우승이다. 참가국 16개국 중 한국보다 못한 팀이 무려 14개국에 달한다. 미안한 마음에 풀이 죽은 임창용, 야구팬들이 그를 더욱 따뜻하게 격려해주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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