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디지털카메라 조합='지오태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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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목 : GPS+디지털카메라 조합='지오태깅'

작성자 : 한주엽 기자
작성날짜 : 2009-04-03

플리커의 위치 태그 서비스. 서울 지도 위 곳곳에 등록된 사진을 볼 수 있다.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에는 일본산업진흥협회에 의해 제정된 EXIF(EXchangeable Image Format, 교환이미지파일형식) 규격의 메타데이터가 포함된다. 이 데이터 속에는 카메라 제조사, 제품명, 사진 찍은 날짜와 시간, 색공간, 초점 거리, ISO 감도, 조리개, 셔터 속도 등의 정보가 들어간다.

탐색기에서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의 등록정보를 열면 나타나는 정보가 바로 EXIF 규격의 메타데이터를 그대로 읽어온 것이다. 따라서 언제 어떤 카메라로 어떻게 사진을 찍었는지 EXIF 정보를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재미있는 건 이미 1998년 등장한 2.1 버전의 EXIF 메타데이터에는 GPS 위성으로부터 수신 받은 위도와 경도 등 위치 정보를 기록할 수 있는 테이블이 정의돼 있었다는 것이다. 어떤 카메라로 언제 어떻게 사진을 찍었는가와 더불어 어디서 사진을 찍었는 지도 기록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디지털카메라에 이처럼 위치정보를 입력하는 것을 지오태깅(GeoTagging, 위치 꼬리표 붙이기)이라 한다. 


EXIF 규격의 메타데이터. 탐색기를 이용하면 쉽게 볼 수 있다.
구글 맵스를 이용해 위치 기반 사진 정보를 제공하는 파노라미오 서비스.

구글 및 야후 등 온라인 지도를 제공하는 업체는 이미 오래 전부터 촬영위치 정보를 함께 기록하는 서비스를 진행해왔다. 위치정보가 입력된 사진을 사용자가 업로드하면 지도 위에 해당 사진이 표시되는 형태다. 예를 들어 구글의 지도를 이용한 파노라미오 서비스에서 '서울'을 검색하면 서울 지도 위에 전 세계 각국 사용자가 등록한 서울 시내의 사진을 쉽게 볼 수 있다. 클릭 한번으로 지구촌 곳곳에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디지털카메라 소유자라면 내가 어디서 사진을 찍었는 지를 한 눈에 볼 수 있어 편리하다. 배낭매고 유럽 여행을 다녀온 뒤 위치정보가 기록된 수백, 수천장의 사진을 구글 파노라미오나 야후 플리커 계정에 올려두면 자동으로 해당 지점에 사진이 올라오니 내가 지나온 길과 지나왔던 길에서 찍은 사진을 볼 수 있다.

■ 유용하지만 활용 과정은 복잡

앞서 소개한 온라인 지도는 사용자가 직접 위치를 선택하게 하는 방식도 지원하기 때문에 EXIF 메타데이터에 위치 정보가 없어도 얼마든지 기록을 남길 수 있다. 다만 여러 곳을 돌아다니거나 찍은 사진 개수가 많을 경우라면 일일이 사진 찍은 지점을 등록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소니 GPS-CS1. 15만원대다. 전원은 AA크기의 알카라인이나 니켈 수소 충전지 한 개를 사용한다. 알카라인 전지는 약 10시간, 니켈 수소 충전지는 약 14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큐비랩 로케이션 플러스 A1. 가격은 5만원대.

그래서 GPS로부터 위치 정보를 수신받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디지털카메라에 붙여쓸 수 있는 대표적인 범용 GPS 장치는 소니의 GPS-CS1과 큐비랩의 로케이션 플러스 A1이 있다(소니 GPS-CS1의 자세한 정보는 이곳을 참조, 이 장치에 대한 쇼핑저널 버즈의 평가는 이곳을 참조). 이들 장치는 EXIF 2.1을 지원하는 디지털카메라라면 어떤 제품에서든 사용할 수 있다. 참고로 요즘 나오는 모든 디지털카메라가 EXIF 2.1 이상을 만족시킨다.

소니 GPS-CS1이나 큐비랩 로케이션 플러스 A1이 작동되면 GPS로부터 위도, 경도, 표고, 일자 등 위치 정보를 수신받아 메모리에 저장해둔다. GPS 장치에 저장된 데이터와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PC로 가져온 뒤 전용 소프트웨어를 돌리면 사진 파일의 EXIF 메타데이터에 위치 정보가 기록되는 것이다.

언뜻 편리해 보이지만 한 가지 복잡한 과정이 숨어 있다. 카메라에 설정된 시간을 GPS 표준시간과 단 1초의 오차도 없이 맞춰놔야 하는 게 바로 그것이다. GPS 장치의 전용 소프트웨어는 사진 파일 EXIF 데이터에 위치 정보를 자동으로 결합시키기 위해 촬영시간을 참조한다. 카메라 시간과 GPS의 표준 시간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이후 데이터 보정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삼성전자 옴니아,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X1, HTC 터치 다이아몬드 등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은 GPS 수신칩을 달고 나오는 제품이 많다. 이들 제품의 디지털카메라는 기본적으로 지오태깅을 지원한다. GPS 수신칩을 내장하고 있는 덕에 별도의 정보 결합 과정이 생략된다. 따라서 범용 GPS 장치보다 편리하다고 말할 수 있다. 다만 카메라를 구동할 때마다 GPS 수신을 받기 위해 수십초에서 수분 동안을 기다려야 하는 불편은 향후 어떤 식으로든 개선이 이뤄져야 하겠다. 


니콘 쿨픽스 P6000. GPS를 내장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제품이다.

한편 GPS를 내장한 디지털카메라는 현재 전무한 상태다. 지난해 니콘이 발표한 하이앤드급 디지털카메라 쿨픽스 P6000만이 GPS를 내장하고 있다. 리코가 GPS 모듈을 탈부착할 수 있는 디카 2종을 출시했지만 아직 국내에선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DSLR의 경우 니콘과 캐논이 각각 전용 GPS 수신 단말기를 내놓은 상태다. 니콘의 경우 자사 D3, D700, D300, D200, D2, D90 제품의 플래시 연결부에 껴놓을 수 있는 GPS 수신기 GP-1을 얼마 전 출시했지만 타 제조사는 전용 제품이 없다. 

업계 한 전문가는 "지오태깅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데이터를 기록하는 과정이 조금 더 쉽고 간편하게 변경되어야 하는데 현재까지 상황으로 보면 당분간 GPS 모듈을 본체에 내장한 제품이 쏟아져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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