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1천244m 적멸보궁 봉정암 석탑 보물된다
기사입력 2014-05-12 10:34
봉정암 오층석탑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강원도 인제 봉정암(鳳頂庵)은 설악산 소청봉 아래 해발 1천244m 높이에 위치한다.
이 암자는 석가모니 진신사리를 모신 곳이라 해서 통도사, 상원사, 정암사, 법흥사와 더불어 국내 5대 적멸보궁(寂滅寶宮)으로 꼽힌다.
진신사리를 봉안한 높이 3.6m 규모의 이곳 고려후기 석탑이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시도유형문화재 중에서도 역사·예술·건축적 가치가 크다고 인정한 봉정암 오층석탑을 국가지정문화재 중 하나인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12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현존하는 국내 전통 석탑 중 가장 높은 지점에 조성된 이 탑이 기단부를 생략하고 자연 암반을 기단으로 삼았고, 진신사리를 봉안했으며, 고대의 일반형 석탑이 고려 후기가 되어 단순화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석탑은 만해 한용운(1879~1944)의 백담사사적기(百潭寺寺蹟記·1923)이 인용한 봉정암중수기(鳳頂庵重修記·1781)에 따르면 신라시대 고승인 자장율사(慈裝律師·590~658년)가 당에서 모셔 온 석가모니 사리 7과를 봉안했다고 한다.
다만, 현존하는 탑은 그 모양이 단순하고 탑신(몸통) 체감률도 적은 편인 데다 옥개석(지붕돌)에 드러난 특징 등으로 보아 고려 후기 석탑 양식을 보여준다고 평가된다.
보통 석탑은 기단부·탑신부·상륜부의 세 부분으로 구성되지만 봉정암 오층석탑은 이와는 다른 면모를 보인다.
예컨대 거대한 자연 암석을 기단으로 삼아 바위 윗면을 다듬어 2개 단을 만들고, 그 주변에 16개 연잎을 조각해 기단부를 만들었다.
그 위에 올린 탑신석(塔身石)은 3층까지 모서리에 우주(隅柱)라 일컫는 기둥을 모각(模刻)했다. 탑신석 위에 올린 두꺼운 옥개석(屋蓋石)은 낙수면 길이가 짧고 경사가 급하며 끝부분만 살짝 반전된 형태를 한다.
상륜부에는 연꽃 봉오리 또는 보주 형태의 석재를 올려 단순하게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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