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용수 밀양시장, 6.4지방선거 불출마 선언
765송전탑·나노국가산단 과제로 남겨... "평생 밀양시민의 이웃으로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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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2월 03일 (월) 11:52:48
석희열 기자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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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용수 밀양시장이 3일 6.4지방선거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엄 시장은 이날 불출마 선언문을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 평생을 밀양을 위해, 밀양시민들의 이웃으로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 데일리중앙 김용숙엄용수 밀양시장이 3일 6.4지방선거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밀양시장 3선 도전이 유력하던 엄 시장의 불출마 선언은 765KV 송전탑 건설에 따른 장기 민원이 부담으로 작용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엄 시장이 재임 기간 동안 중점 과제로 추진해왔던 나노국가산업단지 지정 건이 예상보다 오래 걸리고 있는 것도 불출마 결단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에 대한 배신감이 컸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밀양시 관계자는 "엄용수 시장이 4년 전에 한 불출마 약속을 지켰을 뿐"이라며 지나친 정치적 해석을 경게했다.
엄용수 시장은 이날 발표한 6.4지방선거 불출마 선언문을 통해 이 같은 복잡한 심경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엄 시장은 먼저 지난 8년의 시정을 뒤돌아보며 "그리 순탄치만은 않은 세월이었다. 거의 매년 집단민원 등으로 집회가 이어졌고, 각종사업진행에 따른 잡음도 없는 해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밀양시민에게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변화에 따른 시민들의 인식부족 등도 그 원인이 있었겠지만 과업에 대한 저의 집착과 섬세하지 못한 저의 역량이 더 큰 원인이 되었으리라 생각하며, 이를 깊이 반성하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엄 시장은 지난 2010년 7월 1일 민선 5기 밀양시장 취임사에서 차기 밀양시장 불출마를 약속했지만 엄중한 과제를 두고 떠나는 마음이 편치 않아 보인다.
특히 밀양의 최대 현안인 765KV 송전탑 문제 해결과 나노국가산업단지 지정을 완성하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아쉬워했다.
엄 시장은 불출마 선언을 좀 더 일찍 하지 못한 데 대해 "송전탑건설장기민원과 나노국가산업단지 지정 건이 예상보다 오래 걸려 현안을 두고 불출마선언을 할 경우 사업진행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나노국가산업단지지정은 시민여러분과 저의 꿈이고 희망이었기에, 또한 정부의 국책사업은 현실적으로 지자체의 사업의지가 제일 중요했기에 결실을 보기 전에는 어떤 행위도 감출 수밖에 없었으며 때론 항간에 떠도는 억측과 허위비방에도 그저 관망만 하기도 했다"고 그간의 고충을 털어놨다.
엄 시장은 시장실을 나갈 때까지 밀양시민들의 기대와 성원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남은 기간 변함없이 최선을 다해 나노국가산업단지지정은 책임지고 해내겠다"고 약속했다.
박근혜 정부의 나노국가산업단지지정 발표는 애초 지난해 말(12월) 예정이었으나 1월 말로 미뤄졌다가 다시 지연되고 있다.
밀양시는 정부 내에서 현재 나노국가산단 지정 절차는 마무리단계이고 좋은 평가 결과를 얻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발표만 남았는데 그 시기가 다소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 밀양시 부북면 일대에 들어설 밀양나노피아(나노융합연구센터·위) 및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아래) 조감도. (자료=밀양시)
ⓒ 데일리중앙엄 시장은 밀양시민들에게 "남은 임기 내에는 반드시, 꼭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고 나갈 것이니 저와 정부를 믿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지난 8년 동안 과거 밀양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기본적으로 재정 상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부족한 산업기반을 구축하는데 혼신을 다했다고 고백했다.
자체재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과도한 부채를 최대한 줄이고 총 200만평의 산업용지를 공급하는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올해 밀양시는 2006년 말 944억 원이었던 자체부채는 제로(0)가 됐다고 한다.
또한 올 상반기 발표될 나노국가산업단지를 포함해서 삼랑진용전지구, 하남, 부북 등 총 10여 개의 일반지방산업단지 및 농공단지개발로 소기의 목표를 채우게 됐다고 자체 평가했다.
엄 시장은 시장직에서 떠나지만 축복의 땅 '미르피아'를 위해 남은 여생을 바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밀양 땅 만큼 축복받은 곳은 또 없으며 천국이 따로 없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저와 저희 가족들은 이 땅 밀양에서 여러분의 이웃으로 평생 살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자리에는 연연해하지 않지만 10여 년은 사회에 유익한 일을 할 것이다."
엄 시장은 지난해 <데일리중앙>과의 인터뷰에도 (시장직에서 물러나더라도) 앞으로 10년은 더 밀양을 위해 일하겠노라고 다짐했다.
이인수 밀양시 공보관은 엄용수 시장의 지방선거 불출마 선언 배경을 묻는 질문에 '있는 그대로' 봐달라고 했다.
이인수 공보관은 "나노산단지정도 다음달 발표될 예정이고 765 송전탑도 작년부터 공사가 진행됐기 때문에 이 소재는 불출마와 상관없다. 엄 시장은 자기가 말한 것은 책임지는 사람이다. 4년 전 취임식 때 한 말을 지키는 것"이라고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엄용수 시장은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때 열린우리당(현재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시 한나라당 후보를 꺾고 밀양시장에 당선됐다.
2010년 민선 5기 밀양시장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무소속 김용문 후보와 경합을 벌인 끝에 전체 개표수 5만8179표 가운데 2만189표(58.2%)를 얻어 재선에 성공했다.
엄 시장의 이날 지방선거 불출마 선언은 현직 경남 지역 18개 시장·군수 가운데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