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크루즈선 안전 입출항 설계변경 '감감'
제주해군기지 크루즈선 안전 입출항 설계변경 '감감'
2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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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크루즈선 안전 입출항 설계변경 '감감'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 해군기지에 15만t급 크루즈선의 안전한 입·출항을 보장하는 항만 구조변경이 이뤄지지 않아 관광미항으로서 제 기능을 할지 의문시되고 있다.
국회가 2013년도 제주해군기지 건설 예산 2천9억원을 승인하면서 부대조건으로 민·군 복합항이 군항 중심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우려를 없애는 방안을 추진하도록 요구했으나 해군이 현재까지 크루즈선의 안전 운항에 방해되는 돌출 부두(돌제 부두)에 대해 설계변경을 이행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와 제주도는 같은 해 1월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안에 들어서는 해군기지가 민·군 복합항으로 기능을 할 수 있는지를 시뮬레이션으로 검증한 결과 해군기지항 안에 고정식의 돌출 부두가 없어야 15만t급 크루즈 선박 2척이 동시에 안전하게 입항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한국해양대학교도 크루즈선 선박 조종 시뮬레이션을 실시해 돌출 부두가 크루즈 전용부두 안쪽에 있어 크루즈선이 이동할 때 안전운항에 위협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군은 애초 제주해군기지 설계에 따라 해군함정이 정박하는 고정식 돌출 부두를 남·서방파제 안쪽에 길이 200m, 너비 30m 규모로 건설하려고 했다.
하지만 해군기지 사업이 민·군 복합형 관광미항으로 바뀌면서 고정식 돌출형 부두로 인해 크루즈가 안전하게 운항하는 데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것으로 예상되자 고정식 부두를 가변식으로 설계를 변경할 것을 정부와 제주도가 해군에 요구했다.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사업단은 지난해 2월 낸 보도자료에서 지난 2012년 국가정책조정위원회에서 돌출 부두의 설계를 변경하라고 결정한 바 있어 이미 이 부두를 고정식에서 가변식으로 바꾸기 위해 기술검토에 들어갔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해군은 이 부두의 설계변경을 위한 기본설계조차 마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두 설계를 가변식으로 변경하기 위해 공유수면 매립공사 실시계획 변경승인 절차가 필요함에도 아직 제주도에 변경승인 신청도 하지 않았다.
그 사이 해군은 항만 건설 사업에만 속도를 내 현재 항만 1공구의 공정률은 81.9%에 달하며 항만 2공구는 58.6%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제주도는 민·군 복합항에 크루즈선이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돌출 부두에 대해 설계변경이 불가피하지만 해군 측에서 매립공사 실시계획을 신청해야 이에 대한 검증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제주도 해양개발과 김민석 주무관은 "해군이 항만 실시계획 변경승인을 신청해야 매립기본계획과 매립면허, 매립실시계획 승인 내용이 적합한지를 따져 문제가 없다면 승인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며 "해군이 내년에 민·군 복합형 관광미항을 완공하려면 올해 안에 변경 승인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원희룡 당선인은 후보 시절 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빚어진 문제들을 진상조사해 민항 중심의 항만으로 건설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혀 크루즈선의 운항을 방해하는 돌출 부두에 대해 적절한 조치가 이뤄졌는지를 점검해 나가겠다고 시사했다.
해군본부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사업단 계획통제실 관계자는 "15만t급 크루즈선이 입출항할 때 돌출형 부두가 장애가 되지 않도록 필요할 때마다 부두를 선석에서 떼어내 옮길 수 있는 가변식으로 설계를 변경하려고 한다"며 "이에 대한 기술 검토를 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으나 가까운 시일 안에 기본설계 작업을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ko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