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에 가스공급 중단…유럽 '가스대란' 우려(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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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에 가스공급 중단…유럽 '가스대란' 우려(종합2보)

러, 우크라에 가스공급 중단…유럽 '가스대란' 우려: 러, 우크라에 가스공급 중단…유럽 '가스대란' 우려(종합2보) 종합2보

러, 우크라에 가스공급 중단…유럽 '가스대란' 우려(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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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에 가스공급 중단…유럽 '가스대란' 우려(종합2보)

가스 선불공급제도 도입, EU "올겨울 가스공급 문제 생길수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가스대금 체불을 이유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공급을 중단하면서 유럽으로의 가스공급까지 차질을 빚는 연쇄 '가스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러시아는 16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이 중재한 러시아-우크라이나-EU 3자 협상이 최종 결렬된 뒤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공급을 선불제로 바꾸는 조치를 취했다. 그리고 곧이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공급을 중단했다.

◇ 러' 선불제 도입 발표…가스공급 중단 =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 가스를 공급하는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오늘 오전 10시(현지시간)부터 선불 공급제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미리 지불한 대금에 해당하는 양만큼의 가스만 공급하겠다는 것으로 선지불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가스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의미다.

가스프롬은 "선불제 시행 결정이 (우크라이나 가스수입업체) '나프토가스 우크라이나'의 만성적인 가스대금 체불 때문에 내려졌다"며 "우크라이나의 체불 대금이 지난해 11~12월분 14억5천만 달러, 올해 4~5월분 30억 달러 등 44억5천만 달러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알렉세이 밀레르 가스프롬 사장은 "이제 러시아-우크라이나-EU 3자협상이 열리더라도 협상의 대상은 선불 공급제 도입 여부가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체불 가스대금 지불 문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밀레르 사장은 우선 우크라이나가 체불 가스대금중 일부인 19억5천만 달러를 지불한 뒤에야 선불제에 따른 가스도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주 가스프롬은 16일 오전 10시까지 나프토가스가 체불 대금 19억5천만 달러를 입금하지 않으면 선불 공급제를 시행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EU 3자 대표단은 이날 새벽까지 우크라이나의 가스대금 체불과 가스 공급가와 관련한 제9차 협상을 벌였으나 끝내 합의점을 찾는 데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프롬은 선불제 도입에 이어 곧바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공급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리 프로단 우크라이나 에너지·석탄산업부 장관은 이날 내각 회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공급이 '제로' 수준으로 줄고 유럽국가들로 가는 가스만 공급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르세니 야체뉵 우크라이나 총리는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에 대응하기 위해 연료·에너지부와 법무부에 에너지 비상사태 선포에 관한 법률안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야체뉵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3자협상에서 시장 가격에 맞고 러시아 측에도 이익이 되는 가격을 제시했지만 러시아가 순전히 정치적 이유에서 이를 거부했다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지시했다.

◇ 스톡홀름 중재재판소에 소송도 제기…우크라 맞소송 = 가스프롬은 또 스톡홀름 국제중재재판소에 우크라이나 가스수입업체 '나프토가스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체불 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가스프롬은 나프토가스가 2009년 체결한 장기가스공급 계약을 이행하지 않고 가스대금 체불액도 상당한 규모로 늘어나 소송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가스프롬의 제소에 대해 나프토가스도 공정한 시장 가격 판정을 요구하며 스톡홀름 재판소에 맞소송을 제기했다. 우크라이나 기업은 또 소장에서 가스프롬이 지난 2010년부터 과다한 가스값을 받아왔다며 과다 지불된 60억 달러의 가스 대금을 되돌려 달라고 요구했다.

우크라이나는 앞서 러시아의 가스공급 중단사태에 대비해 상당한 양의 가스를 미리 저장고에 확보해 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각 부처와 지방정부, 국영 에너지 회사 등은 지난주 야체뉵 총리의 지시로 에너지 절감 체제에 들어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장기간의 공급 중단 사태를 버텨내긴 어려울 것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 전망이다.

우크라이나를 관통하는 가스관을 통해 전체 가스 수요의 약 30%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EU도 간접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가스 사정이 악화할 경우 우크라이나가 유럽으로 가는 가스를 빼내 쓰게 될 가능성이 크고 러시아가 이를 빌미로 유럽으로 가는 가스관도 잠가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 EU로의 가스공급도 차질 우려 = 귄터 외팅어 EU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가스분쟁으로 올겨울 EU 국가의 가스 공급이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외팅어 위원은 오스크리아 빈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아직 가스 공급에 문제는 없지만 재고량이 채워지지 않으면 에너지 수요가 많은 겨울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러시아-우크라이나-EU가 3자협상을 재개해 극적 타협안을 도출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가스 분쟁은 협상을 통해 해결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중재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U는 또 슬로바키아가 러시아로부터 수입한 천연가스를 우크라이나로 역수출하는 양을 연간 80억㎥으로 크게 늘려 우크라이나의 에너지난 극복을 도울 것이라고 소개했다.

러시아는 크림 병합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지난 4월부터 가스 공급가를 80% 이상 인상했다. 그전까지 1천큐빅미터(㎥)당 268달러였던 가스가격이 485로 급등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가스 가격을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고 2009년 체결된 불합리한 장기 가스공급계약을 갱신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가스 대금 지급을 미뤄왔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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