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 영표는 어떻게 축구해설의 지존이 됐을까 : 네이버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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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의이 발굴해낸 한국 축구 최대의 보물은 이영표 KBS 해설위원일 것 같다. 그는 자신의 오랜 선수 경력을 바탕으로 정확한 데이터 분석과 신비한 예지력(?)까지 더해 축구중계 해설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비록 한국 축구는 예선 탈락의 슬픔을 겪었지만 잘 벼른 칼날처럼 번쩍이는 이영표의 말 말 말을 듣는 재미는 쏠쏠했다.
이영표가 더 돋보인 건 냉정해야할 때 차갑기 그지없고 자상해야할 때 온돌방 아랫목마냥 한없이 따뜻했기 때문이다. 지적할 건 지적하고 보듬을 건 보듬었다. 지금까지 국내 방송사들의 월드컵 한국전 중계는 대부분 애국심을 고조시키는 고함과 함성, 탄식으로 채워지기 일쑤였는 데 그는 달랐다.  
특히 지난 27일 16강 진출의 마지막 희망을 건 벨기에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0-1로 패한 뒤 이영표가 내린 촌철살인의 브라질 월드컵 결산은 모두가 되새길만한 금언으로 회자될 게 분명하다. '월드컵은 경험을 쌓는 자리가 아니고 증명을 하는 무대'라고 했다.
기자에게는 그의 말이 홍명보 감독의 변명아닌 변명을 한 방에 날려버리는 직격탄으로 다가왔다. 월드컵 중계 내내, 이영표는 이렇게 잘못된 점을 꼬집고 들쑤시는 해설자로서의 자세를 잃지 않았고 마지막까지 소임을 다한 셈이다. 
이에 앞서 이영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게도 최선을 다하는것 보다 잘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끝까지 하는것 보다 이기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프로는 늘 최선을 다하고 끝까지 합니다. 최선을 다하고 끝까지 하는 것.. 잘하고 이기는 유일한 방법입니다”이라고 선수들을 응원했다.
또 외신들에서조차 '이영표의 예상 적중률'을 칭찬하고 시청자 호평이 잇따랐건만 그는 자만하지않고 평상심을 잃지않았다. 지난 24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그 단면을 볼 수 있다. 서지석 등을 공항에서 만난 그는 "한국에서 문어 영표라고 난리가 났다"는 칭찬에 "(제 해설의)퀄리티는 차범근 감독님을 따라갈 수 없다"고 했다.
이영표의 활약에 시청자들은 뜨거운 시청률로 보답했다. 월드컵 전까지 지상파 3사 가운데 KBS는 가장 열세인 것으로 지목됐다. MBC와 SBS가 엄청난 돈을 쏟아부으며 월드컵 중계 홍보와 마케팅에 공을 들이는 동안 KBS는 내부 파업사태로 초상집 분위기였기 때문.
TNmS에 따르면 27일 새벽 5시에 열린 H조 5경기 '대한민국 vs. 벨기에'의 지상파 방송 3사 전국 가구 시청률 합계 (전반전과 후반전 경기 평균) 는 34.8% 로 월드컵이 열리기 이전 금요일 (5월 30일 금) 동시간대 시청률(5.7%)보다 6.1배 높았다. 이날 채널별 시청률은 KBS2가 17.2%로 가장 높았으며, MBC가 10.4%, SBS가 7.2% 였다. 
이영표의 감각적이면서 냉철한 해설이 KBS까지 살린 셈이다.
[엔터테인먼트 국장]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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