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을 것 없는 하마스, 꼬이는 이스라엘…치킨게임 양상 : 네이버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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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사정이 복잡하다. 하마스가 필요악의 존재인 이스라엘로서는 휴전이 결렬되면서 딜레마에 빠졌다. 대니얼 레비 유럽이사회 중동국장은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무너지면 오히려 더 다루기 어려운 극단주의 무장단체가 난립하게 될 것이란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하마스가 완전히 붕괴되지 않을 정도로만 타격을 입히기 위해 공격 수위를 세밀히 조절하려 한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에프라임 할레비 전 모사드(이스라엘 정보기관) 국장이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대로 가다가는)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처럼 하마스보다 더 나쁜 극단주의 단체를 상대하게 될 수도 있다”며 하마스와의 대화를 촉구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휴전을 거부한 하마스는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마스의 핵심 지도부는 공습으로 피해를 보는 주민들과 달리 대부분 지하 벙커에 안전하게 몸을 숨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는 이·팔 갈등이 높아지면서 이스라엘에 온건한 입장인 정치적 라이벌 마무드 아바스 대통령의 지지율을 빼앗아오고 있는 중이다.
협상에 임하더라도 국경선을 봉쇄당한 최악의 현재 상황에서 나아지리란 보장이 없다는 점도 하마스가 쉽게 휴전 제안에 응할 수 없게 만드는 요소다. 과거 사례를 보면 이스라엘은 2008년 가자 침공, 2012년 가자 공습이 끝난 후 오히려 분리장벽 주변의 접근금지구역을 확대하는 등 매번 보복을 가해왔다.
홍미정 단국대 중동학과 교수는 “양측 모두 이번 교전으로 이득을 얻는 측면이 있다”며 ”서로 최대한의 것을 얻어낸 후 휴전협상에 임하게 될 것”이라며 “결국 그 사이에 끼어서 피해를 보는 것은 가자지구의 민간인들뿐”이라고 지적했다.
<정유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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