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퀄컴 종속’ 탈피 드디어 승부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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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입력 2014-08-18 19:12 | 최종수정 2014-08-19 20:48
갤럭시알파 이어 갤노트4에 자체개발 AP 엑시노스 탑재 유력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의 핵심부품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모뎀칩 등 독자 칩 확산에 나섰다.
오는 9월 출시하는 금속 소재 스마트폰 '갤럭시알파'에 이어 '갤럭시노트4' 등 신제품에 자체 개발한 AP인 '엑시노스'와 자체 모뎀칩 탑재를 확대할 움직임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IM(IT&모바일) 사업부와 시스템LSI 사업부 간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AP로 엑시노스를 채택하려는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엑시노스를 탑재할 신형 스마트폰은 우선 갤럭시알파와 갤럭시노트4다.
갤럭시알파의 경우, 삼성전자측은 옥타코어와 쿼드코어의 두 가지 AP를 국가별로 다르게 탑재해 출시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 엑시노스와 퀄컴 스냅드래곤을 혼합 채택할 것이 유력하다.
국내 판매제품에 엑시노스를 적용해왔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국내용 갤럭시알파에는 엑시노스5430이 탑재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제품이 광대역LTE-A를 지원하는 카테고리(cat)6로 출시된다고 가정하면,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 모뎀303까지 함께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퀄컴이 독주하고 있는 cat6 모뎀 시장에서 삼성이 첫 도전장을 내게 되는 것이다.
주목할 제품은 갤럭시노트4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단가를 큰 폭으로 내려달라는 IM 사업부의 무리한 요구를 감수하고서라도 엑시노스를 갤럭시노트4에 탑재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하반기 시스템LSI 실적 개선을 위한 포석이라는 설명이다.
시스템LSI사업부는 국내용 갤럭시노트4 전량에 엑시노스5433 버전을 채택해 달라는 조건을 IM사업부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는 엑시노스 칩의 생산 수율(반도체 웨이퍼 한장에서 불량 없는 정상 칩을 생산할 수 있는 비율)이 하반기 출하량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라고 보고 있다.
이미 생산에 들어간 20나노 엑시노스5430의 경우, 지난달 말 기준으로 20~30%의 수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내부에서는 단기적으로 수율을 6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작업으로 그동안 경쟁에서 밀려 추락했던 삼성전자 AP 사업이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 AP 점유율은 출하량 기준으로 지난 2012년 2분기 12.8%를 차지, 퀄컴과 애플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했지만, 이후 지속 감소하면서 올해 1분기엔 4.4%까지 주저앉았다.
퀄컴 독주체제가 굳어진 가운데, 대만 미디어텍의 약진이 주 원인이었다.
삼성전자는 2012년 갤럭시S3에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 AP를 탑재했다.
하지만 갈수록 진화하는 통신 네트워크 수준에 맞출 수 있는 모뎀칩이 없어 세계 AP 시장 경쟁에서 밀렸다.
이 때문에 갤럭시S3 3G 버전에서 1.4㎓급 엑시노스4 쿼드 가 탑재돼 국내외 출시됐지만, 같은 해LTE 버전에선 국내용 모델에만 엑시노스를 탑재하고 해외용에는 퀄컴 스냅드래곤S4를 적용해야 했다.
이후 갤럭시S4 모델에서 엑시노스5 옥타 프로세서를 채택했으나, 이후 업그레이드 모델인 LTEA버전에서는 퀄컴 스냅드래곤으로 회귀했다.
퀄컴이 제공하는 AP와 모뎀을합친 통합칩을 쓸 때보다 엑시노스는 호환성이 낮고 발열, 보안성 등기술적 결함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삼성전자가 이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고 자체 AP와 모뎀 등 그동안미개척 시스템반도체 영역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유정기자 clickyj@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