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9시 등교' 시행되나…이르면 내년 전망
기사입력 2014-09-14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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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문 교육감 "학교 구성원 의견 수렴, 등교시간 늦추도록 유도"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경기도의 각급 학교가 이재정 교육감의 공약에 따라 '9시 등교'를 본격 시행하는 가운데 비슷한 공약을 내건 이석문 제주도교육감도 등교시간을 늦출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우선 학교별로 학부모와 교직원, 학생 등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한 뒤 이를 반영, 이르면 내년 3월 새 학기부터 등교시간을 늦추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14일 밝혔다.
등교시간 결정은 학교장의 권한인 만큼 학교별로 재량껏 조정하도록 하되 학생들이 아침밥을 챙겨 먹을 수 있는 방향으로 흐름을 만들어가겠다는 것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연말이면 학교별로 내년 새 학기 학사일정이나 일과 시간 등을 결정할 텐데 이때 등교시간을 몇 시로 하는 게 좋을지 등을 물어 그 결과를 반영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대체로 고교는 오전 7시 30분, 중학교는 오전 8시까지 등교를 하는데 학교별로 설문 결과를 반영한다면 등교시간이 어느 정도 늦춰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서 이석문 교육감은 6·4 지방선거 당시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학교환경을 조성하겠다"며 실행 방법의 하나로 일과 시간을 조정해 '아침밥이 있는 등굣길'을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등교시간을 늦춰 아이들이 아침밥을 먹고 학교에 갈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주겠다는 계획으로, 경기도의 9시 등교와 거의 비슷하다.
그러나 등교시간을 늦추는 것에 대해서는 찬반이 나뉜다.
학부모는 자녀의 건강이나 학업 효율 등을 생각해 등교시간을 늦추는 것을 찬성하기도 하지만 맞벌이를 하는 경우 아침에 자녀의 아침밥을 챙겨 먹이고 학교에 보내는 시간이 늦어져 출근에 지장이 생길까 걱정한다.
고교생 자녀를 둔 학부모는 0교시를 폐지하면 면학 분위기가 흐려지거나 오전 8시께부터 시작되는 수능에 생활리듬을 맞추기 어려워질까 우려한다.
학생들도 의견이 갈린다.
등교시간 조정은 지난달 30일과 지난 13일 제주시와 서귀포시에서 열린 교육감과 중·고교생 토론회에서 뜨거운 감자였다.
중학생들은 등교시간을 늦추면 잠을 충분히 잘 수 있고 아침밥도 챙겨 먹을 수 있다고 찬성하는 반면 고등학생들은 수능에 대비해 등교시간을 현행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이 교육감은 학생들에게 "아침 일찍 등교해 0교시를 한다고 학생들이 공부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강제적으로 0교시를 폐지하고 9시 등교를 시행할 수는 없지만 일단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한 뒤 아침밥은 먹고 등교하도록 흐름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atoz@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