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무산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도래하면서 인수 대금을 치르는 데 필요한 돈을 은행에서 차입하는 데 어려움이 따랐던데다 당시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반대로 실사 작업을 시작조차 못해 불가피하게 초래된 측면이 크다”며 이번 삼성 계열사 인수는 당시와는 그룹이 처한 재무적 환경이나 대외 환경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한화그룹은 26일 삼성그룹 측이 보유한 삼성테크윈의 지분 전량인 32.4%를 ㈜한화가 8,400억원에, 삼성종합화학의 지분 57.6%(자사주 제외)는 한화케미칼과 한화에너지가 공동으로 1조6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추후 피인수 회사의 경영성과에 따라 한화가 1000억원을 삼성측에 추가 지급하는 옵션도 설정돼 있어 한화그룹이 삼성그룹측에 지불해야 할 액수는 최대 2조원에 달한다.
한화그룹 측은 우선 내년 상반기 안으로 인수 가격을 정산한 후 거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인수 대금도 분납으로 재무적 부담을 줄였다고 밝혔다.
한화그룹 계획에 따르면 ㈜한화, 한화케미칼, 한화에너지 3사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기반으로 삼성테크윈 인수금은 ㈜한화가 2년에 걸쳐 나눠내고, 삼성종합화학 인수금은 한화케미칼과 한화에너지가 공동으로 3년에 걸쳐 나눠 지불한다.
현재 ㈜한화, 한화케미칼, 한화에너지 등 3개 회사가 보유한 현금 총계는 3000억원에 이르고, 매년 3사가 창출하는 이익도 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한화, 한화케미칼이 매년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 1000억원을 더하면 실탄은 크게 부족한 편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화그룹은 인수에 필요한 현금이 부족할 경우에는 보유자산을 팔아 자금을 마련하는 방법도 고려할 방침이다.
현재 분위기로 봐서는 한화그룹이 인수대금을 마련하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GDR(해외주식예탁증권) 발행과 계열사 매각 등을 통해 이미 자금은 충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중모 기자 vrdw8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