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전자공학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풍수를 공부하는 입장에서 그런 생각을 안 해본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풍수는 철저하게 인연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사람과 하늘, 사람과 사람의 인연이라고요. 하늘이 혈에 들어갈 자격을 줘야 혈에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풍수관(風水官)을 만날 때도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서 좋은 터로 갈 수도 있고 오히려 나쁜 터로 갈 수도 있어요. 그런 과학 장비가 만들어지면, 돈이 있는 사람은 좋은 터를 찾아가게 되고 돈이 없는 사람은 좋은 자리에 갈 수 없는 것이 고착화되어버려요. 그래서 그 길은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동양학에서 사주철학이나 역학, 풍수는 인간이 신의 영역을 조금씩 훔쳐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원래는 신의 영역인데 인간이 넘보는 것이죠. 풍수 공부를 하면 할수록 점점 더 무섭기도 하고 조심스러워지는 부분입니다."
<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