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이소담 기자]
장위안 일침이 안타깝게 다가온 조기유학 토론이었다.
2월2일 방송된 JTBC ‘비정상회담’에서는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의 조기유학 고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강용석은 "아들에게 중학교 고등학교 조기 유학을 보낼 생각은 없다. 미국 유학을 가도 좋은 대학을 가는 건 좋지만 영어공부를 위해 가는 건 의미가 없다"며 "유학생 중 학위를 따오는 사람이 채 10%가 안 된다"고 말했다.
독일 다니엘은 "독일 고등학생들의 경우 오리엔테이션 학년이라고 중학교를 마치고 미국으로 가는 학생들이 많다. 전체적으로 갔다 온 사람들을 보면 영어 실력과 인생관이 넓어져 있다. 많은 경험을 하고 왔다"고 조기유학을 찬성했다.
샘 오취리는 "독일과 미국은 문화적으로 비슷한 부분이 있다. 한국과 미국은 아예 다르다"고 말했고, 타일러는 "한국에서 조기유학을 보내는 가장 큰 이유는 영어다. 어릴수록 유리한 언어 습득력 때문에 보내는 것이다"고 맞섰다.
이탈리아 알베르토는 "고등학교 때 조기유학 간 친구의 경우 외국어로 공부해서 오히려 이탈리아 문학 철학을 잘 모르고 말할 때도 깊이가 없다. 모국어 공부가 중요한 나이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호주 블레어는 "언어를 위해 가족이 흩어질 필요는 없다. 왜 가족을 다 보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맞섰고, 강용석은 "영어만 완벽하면 뭐하냐. 한국 내 인맥과 학맥이 있는데 그걸 포기하고 영어만 배워 와서 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장위안은 "중국에서 1년 평균 수입이 1,000만 원이 안 된다. 그런데 내 조카가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1년 학비가 6~7,000만 원이다. 아이를 위해서 중국에서 혼자 쪽방에 사는 기러기 아빠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장위안은 "그래도 영어를 완벽하게 할 수 있다면 나중에 중국에선 큰 도움이 된다. 그래서 기러기아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영어를 얼마나 힘들게 배우는데, 그걸 서양 사람들은 모른다. 유학과 영어교육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다"고 열띤 토론에 일침을 가했다.
장위안의 말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한국과 중국 모두 영어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 사실. 그놈의 영어가 뭐기에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어린 학생들은 조기유학길에 오른단 말인가. 영어 때문에 홀로 남아 기러기아빠가 된 이들의 사연도 한국과 중국에선 쉽게 만나볼 수 있다. 가족의 중심은 부부라며 기러기아빠가 되기보다 함께 하는 행복을 찾겠다 주장하는 쪽과 그래도 조기 유학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대립이 왠지 모를 씁쓸함을 안기는 것은 왜일까.
자국 내 영어 교육에 기대기보다 유학길에 오르는 학생들. 이에 서양 문화권의 '비정상회담' 패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왜 한국과 중국은 영어에 이렇게 집착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여기서 서양 패널과 동양 패널의 인식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다.
서양 패널들은 조기유학을 견문을 넓힌다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동양 패널들과 MC들은 당연한 듯 유학을 영어 교육 때문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강용석이 영어만을 위해 아들을 유학길에 오르게 하진 않겠다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서 "서양 사람들은 말할 자격이 없다"고 하소연 같은 일침을 가한 장위안의 발언이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주는 것만 같아 아쉽고 또 아쉽다.
시청자들은 "아들 유학 보내다가 등골 휘는 맘입니다. 힘들지만 영어를 잘해야 인정받는 사회 현실 때문에 이렇게 살고 있네요" "장위안이 자격 없다고 말할 때 속 시원했다. 자신들의 모국어를 배우기 위해 피땀 흘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그들은 알까" "'비정상회담' 오늘 토론은 기본적인 인식이 다른 상태서 이뤄진 듯" "동양인은 영어 배우러 유학가고 서양인은 학업을 위해 유학가고" 등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날 ‘비정상회담’에서는 샘 오취리(가나), 기욤 패트리(캐나다), 장위안(중국), 줄리안 퀸타르트(벨기에), 알베르토 몬디(이탈리아), 테라다 타쿠야(일본), 타일러 라쉬(미국), 로빈 데이아니(프랑스), 다니엘 린데만(독일), 벨랴코프 일리야(러시아), 블레어 윌리엄스(호주), 수잔 샤키야(네팔) G12가 출연했으며 강용석이 게스트로 나섰다.(사진=JTBC ‘비정상회담’ 방송 캡처)
이소담 sodamss@